“홍업씨, 안정남씨에 감세청탁”

  • 입력 2002년 7월 1일 18시 46분


대검 중앙수사부는 1일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이 안정남(安正男) 전 국세청장 등 국세청 고위 간부에게 세금 감면을 청탁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홍업씨가 99년 5∼8월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씨를 통해 “성원건설이 신속히 화의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성원건설 전윤수 회장의 청탁을 보고받고 이형택(李亨澤) 당시 예금보험공사 전무에게 직접 청탁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홍업씨가 2000년 11월 미스터피자 정우현 사장의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관련해 안 전 청장에게 직접 청탁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홍업씨 등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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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업씨 전방위 청탁 드러나

검찰은 홍업씨가 안 전 청장에게 2000년 2월 삼보판지 유종규 대표의 모범납세자 선정과 관련한 청탁도 전달했는지 조사 중이다.

그러나 검찰은 홍업씨가 안 전 청장이 아닌 다른 국세청 고위 간부에게 청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홍업씨의 청탁을 받은 이 전 전무가 성원건설의 채권자인 대한종금에 청산인으로 나가 있던 예보 직원 이강록씨에게 “성원건설 화의안에 신속히 동의해 달라”고 청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2000년 6월 오시덕(吳施德) 당시 대한주택공사 사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내사와 관련해 당시 홍업씨에게서 사건 내용을 문의하는 전화를 받은 전직 행정관을 금명간 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김성환씨가 검찰 고위 간부를 통해 개입한 의혹이 제기된 3건의 수사와 관련해 수사지휘 계통에 있었던 차장급 및 검사장급 고위 간부를 소환해 홍업씨나 다른 검찰 고위 간부에게서 청탁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홍업씨의 대학 동기 유진걸(柳進杰)씨가 김성환씨와 함께 성원건설 화의 인가 청탁 명목으로 받은 10억원 외에 같은 명목으로 3억원을 더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유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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