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20억 받아 대가성 혐의 포착

  • 입력 2002년 5월 10일 16시 34분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10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에게서 받은 돈이 모두 2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돈의 성격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홍걸씨가 지난해 3월 최씨에게서 받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주식 매각대금 3억원뿐만 아니라 최씨가 이권 청탁과 함께 D사 회장 박모씨 등에게서 받은 10억6000만원 가운데 일부도 받은 단서를 포착했다.

검찰은 또 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가 포스코에 TPI 주식 20만주를 팔고 받은 70억원 가운데 최씨에게 건네진 25억여원의 일부도 홍걸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액수와 명목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 국민체육진흥공단 복표사업준비단장 박모씨를 소환, 지난해 2월 TPI의 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 로비나 압력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또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에게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최씨 돈 수수 의혹을 제보한 사람이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인 것으로 보고 김 전 부시장의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김 전 부시장은 설 의원에게 제보하면서 검찰에서 불구속 수사를 받게 해줄 수 있는지 물었으나 수사가 본격화되자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최씨가 사용한 e메일 계정 4개의 발신 및 수신 내용을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삭제된 메일 가운데 필요한 부분에 대한 복구작업도 하고 있다.

검찰은 또 최씨가 지난해 스티븐 솔라즈 전 미국 하원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에게 “한국 정부가 보잉의 F15K 전투기를 구매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과 관련,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포스코의 TPI 주식 매입 관련 의혹 조사를 위해 이날 유상부(劉常夫) 포스코 회장을 소환할 예정이었으나 포스코 간부들에 대한 조사가 덜 끝나 다음주 초 부르기로 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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