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기상 카쇼기 ‘안면도 카지노’ 추진

  • 입력 2002년 5월 1일 15시 39분


심대평 도지사와 악수하는 카쇼기씨
심대평 도지사와 악수하는 카쇼기씨
국제적인 무기거래상이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부호인 아드난 카쇼기(69)가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카지노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실현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충남도는 카쇼기씨가 안면읍 승언리 중장리 신야리 일대 안면도 관광사업지구(3.81㎢)의 토지 2.75㎢를 매입하기 위해 15일 도를 방문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지난달 17일 심대평(沈大平) 지사 앞으로 보내왔다고 1일 밝혔다.

카쇼기씨는 이 토지를 매입해 호텔과 해양종합위락센터 골프장 해양동물센터 등 관광시설을 세운 뒤 카지노를 설치하기로 하고 이미 자신의 투자회사인 알 나스르(Al Nasr)를 통해 마스터플랜 용역을 마쳤다.

카쇼기씨는 2000년 12월 유럽을 순방 중이던 심 지사를 만나 안면도 관광개발계획을 변경 승인해 주는 조건으로 2010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제안했고 충남도는 당시 외자 유치 차원에서 수용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카지노 설치는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충남도 측의 분석.

카지노 설치는 지금까지는 관광특구 등에만 가능했으나 문화관광부가 5억달러 이상의 관광사업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카지노 설립을 허용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상태여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러나 카쇼기씨의 안면도 개발은 환경단체들이 “이윤만 추구하는 다국적 기업이 개발에 나서면 해송 군락지와 해안 사구 등 안면도의 세계적 자연환경을 파괴할 우려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안면도(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