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부시장은 2000년말 송씨를 최씨에게 소개시켜줬다. 김 전 부시장의 측근 등에 따르면 최씨는 2000년 4·13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의 비서 역할을 하면서 권 전 최고위원과 알고 지내던 김 전 부시장과 알게 됐다.
또 김 전 부시장과 송씨는 2000년 말 송씨의 계열사인 마케팅 대행사 임팩프로모션의 대표 오창수씨의 소개로 만났다. 김 전 부시장과 오씨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이고 오씨는 송씨의 고교 동기동창이다.
김 전 부시장이 의혹을 받는 주 이유는 최씨가 지난해 4월27일 김 전 부시장의 전직 운전사 주모씨 명의로 TPI 주식을 싸게 매입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그날 동시에 홍걸씨의 동서 황인돈씨 회사 직원 등의 명의로도 TPI 주식을 샀다. 김 전 부시장과 홍걸씨의 측근이 함께 최씨를 통해 TPI 주식을 같은 가격에 매입한 것이다. 주씨는 송씨가 최씨에게 만들어 줬다고 알려진 해외투자업체 AIG글로벌의 이사로도 등재돼 있다.
이런 정황에 따라 김 전 부시장이 주씨를 통해 최씨, 송씨, 홍걸씨 등과 연계돼 있다는 추론이 나온 것.
최씨의 비서였던 천호영(千浩榮)씨는 “김 전 부시장이 홍걸씨, 최씨와 함께 TPI 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 개입한 대가로 TPI 주식을 나눠 가졌다”고 주장했다. 천씨는 “세 사람이 이권 개입의 대가를 매번 일정 비율로 나눴다”는 주장도 했다.
김 전 부시장은 최씨가 검찰 출두에 대비해 마련한 대책회의에도 참석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부시장측은 “주식의 실소유주는 운전사 주씨의 누나이며 대책회의를 한 것이 아니고 최씨를 위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부시장이 TPI를 복표 사업자로 선정한 국민체육진흥공단 고위 관계자와 최근 만나 대책을 논의하면서 “잠시 몸을 숨겨야겠다”고 말했다는 얘기도 나와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