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핵심 측근 거액수수 의혹

  • 입력 2002년 3월 8일 18시 19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특별검사팀은 8일 여권 핵심인사의 측근이 이씨에게서 거액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이 측근에 대한 검거에 나섰다.

이 측근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검팀은 계좌추적을 통해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김영재(金暎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H증권 안모 사장에게서 수표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추가로 밝혀내고 김 전 부원장보를 금명간 소환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안 사장에게서 받은 돈이 3000만원이 넘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검찰 고위간부의 수사기밀 유출 의혹과 관련, 전화통화 기록을 추적해 지난해 11월 초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와 통화한 전현직 고검장급 이상 간부 등 의심이 가는 인사 2명에 대한 기초 조사를 벌인 뒤 이수동씨에게 수사 상황을 알려준 간부 1명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수동 전 이사에게 이용호씨의 돈 5000만원을 전달한 도승희(都勝喜) 전 인터피온 사외이사는 특검팀에서 “이수동씨에게 수사기밀을 누설한 사람은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전 총장은 그러나 본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이수동씨와 통화한 적이 있으나 수사기밀을 누설하거나 수사팀에 압력을 넣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도씨가 특검 조사에서 ‘수사기밀을 누설한 사람은 신 전 총장’이라고 말한 데 대해 “도씨의 말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도씨가 현역 해군 준장의 승진 인사 청탁이외에 경찰청 총경급 간부의 인사 청탁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또 모 은행 지점장 정모씨가 2000년 3월 이용호씨에게 예금 등을 담보로 300억원을 대출해준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해 이날 긴급 체포했으며 이 과정에 여당 인사가 관여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이 은행 측은 “예금을 담보로 한 대출은 규모와 관계없이 지점장 전결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이날 이수동씨를 다시 불러 정부 고위인사들의 인사 청탁과 기업체 민원 청탁을 받고 실제로 부탁을 들어줬는지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도씨가 이수동씨에게서 받았다고 주장한 6000만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액면 500만원짜리 12장) 사본을 제출받아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한편 이수동씨는 이날 특검팀이 피의자 신문 조서를 위조하고 수사 기밀을 누설했다며 특검팀을 허위 공문서 작성 및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x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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