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장애아들 뒷바라지 위해 나란히 입학·졸업

  • 입력 2002년 2월 20일 21시 25분


몸이 불편한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대학을 세 번이나 다닌 어머니가 있다.

주인공은 22일 경남 진주산업대 학위수여식에서 농학사 학위를 받는 김형철(金炯喆·23)씨의 어머니 강순연(姜順連·54)씨.

1974년 전문대를 졸업한 강씨는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장애 아들을 위해 98년 진주보건대 관광통역학과에 나란히 입학, 2000년 2월 졸업했다. 이후 두 모자는 진주산업대 농학과 3학년에 편입, 학업을 계속해 이번에 학사모를 쓰게 됐다.

강씨는 전문대에 다닐 때부터 아들과 수업시간표를 같이 짜는 등 그림자 처럼 동행했다. 아들이 학습진도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강의 내용을 집에서 꼬박꼬박 복습시키는 일도 잊지 않았다.

자식뻘인 급우 들과도 잘 어울렸을 뿐 아니라 모범적인 생활로 존경을 받았다. 학교측은 “김씨의 성적은 썩 좋은 편이 아니지만 어머니는 중상위 그룹에 속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지도교수인 이철호(李喆浩)교무처장은 “학업에 최선을 다하면서 아들을 뒷바라지 하는 강씨의 영향으로 학생들에게 별도의 생활지도가 필요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진주산업대는 강씨의 ‘모성애’를 기리기 위해 학위수여식에서 공로상을 주기로 했다.

한편 강씨는 “엄마된 도리를 하려 했을 뿐 남에게 자랑하거나 알릴일이 못된다”는 의사만 학교 관계자를 통해 전달했을 뿐 일절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진주=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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