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작년 교통사고 사망자 44%가 60세이상

  • 입력 2002년 2월 7일 19시 04분


“새벽에 교회나 성당을 찾는 노인들이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설교시간에 주의를 환기해 주십시오.”

전북지방경찰청 이용상(李庸祥)청장이 7일 전북도내 교회와 성당에 노인들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 2000여통을 보냈다.

월드컵을 앞두고 ‘교통사고 사망률 1위’라는 오명을 벗고 특히 노인들의 사망사고를 줄여 보기 위한 것.

이청장은 이 편지에서 새벽기도나 미사,또는 아침 운동을 위해 나오는 노인들에게 △무단횡단 금지 △밝은 옷 착용 △좌우 차량 통행 살피기 등을 당부했다. 또 거동이 불편하고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음주 후 도로 보행이나 심야 외출을 되도록 삼가줄 것 등을 주문했다.

그는 편지 말미에 “목자가 어린 양을 인도하듯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어린 양을 구원해 달라”며 미사나 예배 시간에 이를 공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주북부경찰서 등 전주와 익산, 군산 지역 교통지도계 직원들도 관내 노인정등을 돌며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고 ‘무단횡단을 하지맙시다’라고 쓴 홍보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전북경찰이 교통사고 줄이기 캠페인에서 노인층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지난해 도내에서 길을 걷다 교통사고로 숨진 234명 가운데 60세 이상 노인들이 절반 가까운 44%%(102명)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특히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가운데 4명이 무단횡단 사고이고 전체 사망사고의 25%가 새벽 시간대에 발생한 점을 중시, 노인층에 관심을 쏟고 있다.

또 차량 통행이 뜸한 농촌지역 노인들의 무단횡단이 습관화돼 있다고 보고 파출소 직원들을 마을 주민회의 시간 등에 보내 계몽활동에 나서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들은 교통안전교육 기회가 거의 없는데다 판단력과 움직임이 느려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면서 “특히 새벽에 기도나 운동을 하는 노인들이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홍보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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