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인사 어떻게]“만신창이 檢 쇄신” 대대적 수술 예고

  • 입력 2002년 1월 16일 22시 49분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 후임으로 이명재(李明載) 전 서울고검장이 내정됨에 따라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쇄신이 예상된다.

이 총장 내정자는 ‘선구안(選球眼)’이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사람을 정확하게 보기 때문에 검찰에서 누가 능력이 있고, 누가 문제가 있는지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것이다. 겉모습은 인자하고 부드럽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냉기가 느껴질 정도로 단호한 모습도 보인다고 후배 검사는 말한 적이 있다.

따라서 예리한 진단과 과감한 수술을 통해 검란(檢亂)으로 만신창이가 된 검찰 조직을 되살리려는 시도를 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5일 반부패장관회의에서 “검찰이 잘해 주지 못해 정부가 큰 피해를 본 측면이 있다. 검찰이 새롭게 태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한 상황이어서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쇄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 총장 내정자는 조직의 안정도 이에 못지않게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간부는 “이 총장 내정자는 조직의 쇄신과 안정이 서로 어긋나는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을 분”이라고 말했다.

검찰 조직의 쇄신은 1차적으로 인사를 통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에는 임휘윤(任彙潤) 전 부산고검장의 퇴임으로 고검장 자리 하나와 검사장 자리 하나가 비어 있다. 또 심재륜(沈在淪) 부산고검장이 곧 거취 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검사장급 이상 간부가 3자리 이상 비고, 이에 따라 연속 승진 및 전보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이전과 달리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협의해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소신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인사 내용은 총장 취임 후에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대검 차장에는 김승규(金昇圭) 법무부차관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총장 내정자와 동기인 김경한(金慶漢) 서울고검장과 김영철(金永喆) 법무연수원장의 거취도 관심이지만 이 총장 내정자가 잔류를 요청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차관 이외의 사시 12회 고검장들은 법무부차관 등의 자리를 놓고 수평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검장은 사시 13회 동기인 송광수(宋光洙) 법무부 검찰국장과 정충수(鄭忠秀) 수원지검장 가운데 한 명이 유력하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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