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청담도곡 사업승인 의미]재건축 아파트값 진정될듯

  • 입력 2002년 1월 15일 18시 00분


서울 강남구가 15일 재건축을 추진 중인 청담 도곡지구에서 최우선 사업단지를 선정함에 따라 강남지역 집값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사업 착수 시기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면서 재건축 기대심리에 따른 ‘주택가격 거품’이 다소 걷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우선 사업단지로 결정된 도곡 주공 1차처럼 일단 수익성이 보장된 단지와 후순위로 밀린 단지와의 가격 차가 상당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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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전망〓재건축 기대심리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진정 또는 조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청담 도곡지구 최우선 사업단지 경쟁에서 탈락한 단지들은 아파트값 하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최우선 단지 주민들의 이주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전월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때 다음 순위 단지의 재건축을 허용키로 해 재건축 착수 시기가 상당 기간 늦춰지기 때문.

또 서울시가 전세난 등을 우려해 인접한 저밀도 지구에서 재건축이 추진될 경우 다른 저밀도 지구의 재건축 사업계획 승인을 다소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반포나 잠실지구의 사업 승인이 연쇄적으로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강남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 편이다.

반면 도곡 주공 1차는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먼저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만큼 강남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닥터아파트 곽창석(郭昌石) 이사는 “재건축이 곧 추진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 때문에 턱없이 높아졌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도곡 주공 1차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이주를 시작할 경우 전세 수요가 늘어나 전세금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곡 주공 1차 재건축 계획〓기존 10∼13평형 2450가구를 헐고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273%를 적용해 26∼77평형 2944가구를 새로 짓게 된다. 시공사는 현대건설, LG건설, 쌍용건설 등 3개사.

평형별로는 △26평형 596가구 △34평형 899가구 △44평형 1006가구 △50평형 377가구 △62평형 44가구 △77평형 22가구 등이다. 이 가운데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496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재건축조합 측은 사업계획 승인이 난 만큼 이달 중 주민 이주 및 철거에 들어가 7월 중 착공과 함께 일반에 분양할 방침이다.

▽남은 문제는〓서울시와 강남구는 최우선 사업단지 선정에서 탈락한 청담 도곡지구 내 나머지 단지 주민들의 반발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 만큼 재건축 공사 방해 등 극단적인 단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동 1∼3단지 등 최우선 사업자 선정에서 떨어진 단지 주민들은 강남구가 명확한 기준 없이 도곡 주공 1차만 사업계획 승인을 내줬다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은 물론이고 시위나 농성 등 ‘실력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영동 1단지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강남구가 ‘사업계획 승인 신청 시점을 근거로 지난해 6월12일 지구 내 단지 중 가장 먼저 신청한 도곡 주공 1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조건을 갖추려면 서류를 완비해야 하기 때문에 지난해 9월8일 도곡 주공 1차와 함께 보완 서류를 낸 영동 1∼3단지도 신청 시점이 같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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