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생 윤리의식 심각

  • 입력 2002년 1월 2일 13시 58분


국내 중고생 10명 중 4명이 ‘아무도 보지 않으면 법 질서를 지킬 필요가 없다’ 고 답변하는 등 청소년들의 윤리의식이 우려할만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반부패국민연대(회장 김성수·金成洙)가 최근 서울시내 10개 중고생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청소년 부패 반부패 의식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8.4%가 ‘뇌물을 써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렇게 할 것’ 이라고 답했으며 33%가 ‘부정부패를 목격해도 내게 손해가 된다면 눈 감을 것’ , 22.7%가 ‘친인척의 부패에 대해 묵인할 것’ 이라고 답변했다.

또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 는 항목에 대해 16%가 “그렇다” 고 응답해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은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한편 중고생 10명 중 9명은 ‘한국이 부패한 사회’ 라고 답했다. 10명 중 3명 이상(33%)은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정치권을 꼽았으며 이어 기업(12%), 공무원(11%), 법조계(9%), 언론계(9%), 교육계(8%) 순으로 부패하다고 꼽았다.

뇌물 수수 등 부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64%가 ‘법을 어겨도 처벌을 면하거나 가벼운 처벌에 그치기 때문’ 이라고 답했으며 29.9%가 ‘법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 때문’ 이라고 응답했다.

반부패국민연대 김정수(金正洙) 정책실장은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의 부패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반면 스스로에겐 매우 관대한 입장을 보였다” 며 “이들의 윤리의식이 생각보다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반부패교육의 필요성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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