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핵심인사 연루 의혹­…김용채씨 영장청구키로

  • 입력 2001년 12월 30일 17시 49분


인천지검 특수부는 30일 인천 남동공단 ㈜서울경금속의 공적자금 지원 청탁비리 사건과 관련해 자민련 김용채(金鎔采) 부총재를 상대로 이 회사의 부실어음을 할인받을 수 있도록 금융권에 로비해 주는 조건으로 2억여원을 받았는지에 대해 이틀째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김 부총재가 로비 대가성으로 서울경금속의 전 대표 최모씨(67·구속)에게서 금품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수집한 상태”라며 조만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알선수뢰 등의 혐의로 김 부총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부총재는 “99년 두 차례에 걸쳐 귤 상자에 담긴 돈을 전달받았지만 최씨를 소개해 준 전 자민련 동대문을 지구당위원장 권모씨(40)를 통해 곧바로 돌려줬다”며 혐의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최씨가 잠적중인 민주당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인 허모씨(46)를 통해 99년 당시 청와대 핵심 인사였던 H씨를 만났던 사실을 확인하고 H씨 등 또 다른 정치인들이 이 업체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에 개입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최씨는 “H씨에게는 금품을 건네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H씨는 “청와대 재직 시절 최씨가 접근을 해왔으나 만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 부총재와 최씨를 연결해준 권씨가 17일 인천지검 특수부에서 조사를 받던 중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나간 뒤 감시 소홀을 틈타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최씨에게서 3000만원과 5000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로 권씨와 허씨 등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내리고 검거에 나섰다.

<인천〓박희제기자>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