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상수도 무인화 배보다 배꼽"

  • 입력 2001년 12월 26일 22시 07분


“연간 6억4500만원에 이르는 하위직 공무원 인건비 절감을 위해 30억원을 들여 고가(高價)의 무인장비를 갖추는 것이 과연 경영합리화냐.”

울산시가 28개 상수도 시설의 배수지와 가압장에 근무하는 기능직 공무원 25명을 감축, 연간 6억4500만원의 인건비를 절감하는 ‘상수도 시설 무인화 사업’을 최근 확정하고 내년부터 2006년까지 총 30억1800만원을 들여 무인카메라 등을 설치키로 해 이같은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상수도 시설의 경영합리화와 과학적 운영을 위한다며 내년에 천상정수장 계통의 가압장과 배수지 4곳에 8000여만원을 들여 무인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2006년까지 28개 상수도 배수지와 가압장에 모두 무인화 시설을 갖춘다고 24일 밝혔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무인화 시설이 갖춰지면 인건비 절감은 물론 과학적인 상수도 운영체계가 구축돼 장기적으로 막대한 예산이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선 공무원들은 “근무여건에 비해 열악한 임금을 받고 있는 상수도 시설 관련 하위직 공무원을 감축하면서 고가의 무인장비를 갖추는 것이 과연 경영합리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진정한 경영합리화를 꾀할려면 고위직 공무원의 판공비를 줄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울산시청 공무원 직장협의회도 시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조만간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울산시는 지난 98년부터 단행한 구조조정과정에서 총 정원(4622명·97년 광역시 승격 당시 기준)의 9.4%인 435명을 퇴직시켰으며, 퇴직 공무원 가운데는 8급 이하의 하위직이 74%를 차지했고 4급 이상 고위직은 한사람도 없어 “하위직만 퇴직시키는 것이 구조조정이냐”라는 지적을 받았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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