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식씨 정치권로비 혐의… 유상증자돈 빼돌려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7시 51분


서울지검 특수3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19일 ‘수지 김 살해 은폐조작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윤태식(尹泰植)씨가 벤처기업인 ‘패스21’의 유상 증자 과정에서 자본금을 가장 납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돈을 빼돌려 정치권에 로비를 벌인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패스21의 불법 주식거래 혐의에 관한 자료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윤씨가 가차명 주주 명부를 만들어 여야 정치인에게 주식을 나눠주고 장외에서 거래되는 패스21의 주식을 팔았는지 등을 조사중이다.

▼관련기사▼

- “장세동씨가 은폐 주도”
- 수지 김 사건 장세동씨의 조작
- ‘윤태식씨 로비설’ 정가 반응

검찰은 또 패스21의 급성장 과정에서 윤씨가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뒤 정치권에 로비를 벌였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까지 민주당 당료 출신 인사 3, 4명을 소환, 윤씨로부터 돈을 받고 패스21의 성장을 지원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윤씨가 99년 12월부터 2000년 5월까지 패스21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신고서를 내지 않고 유상증자 당시 장부상으로만 주식을 거래하고 실제로 주식대금을 납입하지 않은 혐의를 잡고 검찰에 고발했다.

윤씨가 98년 설립한 패스21은 지문인식 기술로 벤처업계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이모씨가 회장을 맡기도 했다. 윤씨와 패스21의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윤태식 리스트’를 둘러싸고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관계자는 “패스 21의 급성장과 벤처자금의 정치권 유입에 대해 소문만 무성했지 구체적인 혐의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