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 전 차관에 대한 사법처리 자신감

  • 입력 2001년 12월 14일 17시 15분


전송 - 신광옥 전 법무부차관(오른쪽)
전송 - 신광옥 전 법무부차관(오른쪽)
‘진승현 게이트’ 를 재수사중인 검찰이 14일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소환 조사 시기는 이르면 16일” 이라고 밝혀 신 전 차관에 대한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느끼게 했다.

MCI코리아 소유주인 진승현(陳承炫)씨의 로비자금을 신 전 차관에게 전달했는지를 조사받고 있는 최택곤(崔澤坤)씨의 신병처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신 전 차관의 소환을 미리 공언한 것은 그간의 조심스러웠던 태도에 비춰 볼 때 이례적이다.

소환 시기가 공개됨과 동시에 신 전 차관이 사표를 제출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13일 검찰에 출두해 조사받고 있는 최씨는 진씨에게서 로비자금 1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걱정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검찰은 돈을 줬다는 진씨의 진술 및 계좌추적 등을 통해 최씨의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할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 수사가 ‘최씨는 진씨의 돈을 받았다’ 는 대전제 아래 신 전 차관이 최씨에게서 돈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할 경우에 대비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신병을 처리하고 다음 수순을 밟아야 하니까 최대한 수사를 빨리 진행하겠다” 는 검찰 관계자의 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검찰은 특히 “지난해 호텔에서 신 전 차관을 만난 뒤 돈이 실제로 전달됐다는 직감을 갖게 됐다” 는 진씨의 진술을 상당히 신뢰하고 있다.

또 당시 두 사람이 만났다는 호텔을 조사한 결과 “진씨를 만난 적이 없다” 는 신 전 차관의 주장을 뒤집을 증언 및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측 인사도 “최씨에게서 신 전 차관과 약속해 만나는 자리에 ‘진씨가 우연히 합석했다’ 는 말을 들었다” 고 말해 두 사람이 만난 사실을 뒷받침했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이 지난해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시절에 사직동팀을 통해 진씨에 대한 조사 보고를 받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전 차관이 동향 파악 차원에서 진씨에 대해 조사했고 보고도 된 것 같다” 고 말해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상당 부분 진행됐음을 암시했다.

또 검찰은 진씨가 지난해 검찰에 자진출두하기 전에 선임한 모 변호사를 신 전 차관이 소개해줬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며 사실로 확인되면 두 사람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정황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다양한 진술과 물증 및 정황증거 등을 토대로 최씨를 압박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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