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4명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3일만에 구조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8시 44분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겨 실종 신고됐던 초등학생 4명이 집 근처 기계식 주차장 엘리베이터에 갇힌 지 3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최모군(11·광주 M초등학교 4년)등 어린이 4명이 집은 나선 것은 24일 오후 1시반경.

이들은 집에서 700여m 떨어진 광주 북구 두암동 M편의점 인근 6층 상가 건물 기계식 주차장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놀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는 바람에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갇혔다.

최군 등은 “살려달라”고 소리쳤으나 기계식 주차장이 오래 전부터 사용되지 않은 데다 편의점과 10여m나 떨어져 있어 아무도 구조요청을 듣지 못했다.

물 한 모금 먹지 못한 채 3일간을 버틴 어린이들은 27일 오전 11시20분경 주차장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중국집 종업원에게 발견돼 119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이들은 구조 당시 탈진 상태에서 추위를 이기려고 서로 껴안고 있었으며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군은 “낮에는 엘리베이터 문을 두드리며 구조를 요청하고 밤에는 날이 추워 두명씩 껴안고 잠을 잤다”고 말했다.

경찰은 부모들의 실종신고를 받은 뒤 “PC방에서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친구들의 말만 믿고 경찰 500여명을 동원해 집과 학교 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찾지 못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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