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陳총선자금’ 내사…陳씨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확대

  • 입력 2001년 11월 23일 18시 01분


‘진승현 게이트’와 ‘정현준 게이트’를 재수사중인 서울지검은 지난해 MCI코리아 소유주 진승현(陳承鉉)씨가 엄익준(嚴翼駿)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의 주도하에 4·13 총선 당시 여야 정치인들에게 선거자금을 제공한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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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진씨가 국정원에 연루돼 선거자금을 제공했다는 말이 사정기관과 진씨 주변 인물들에게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선거자금 제공 의혹의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으로 MCI코리아 전 회장 김재환(金在桓)씨나 정성홍(丁聖弘) 전 국정원 경제과장 등의 소환 조사를 통해 진씨의 선거자금 제공에 대한 단서가 잡히면 수사를 진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 전반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김씨가 지난해 10월 민주당 김방림(金芳林) 의원을 만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환씨는 김 의원과 만나는 자리에 검찰 주사보 출신 김모씨(43)와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조만간 김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씨는 지난해 김재환씨에게서 1000만원을 받고 수사 관계자들에게 진씨의 선처를 부탁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반면 김 의원은 15일 “김씨를 알지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고 이날 다시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이 금품수수 사실을 기정사실화하려는 목적을 갖고 마녀사냥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지난해 1∼3월 MCI코리아 소유주 진씨의 아버지에게서 7억원을 빌렸다는 전 K은행 감사 출신 허모씨가 진씨의 금고 운영 사업을 돕기 위한 로비의 대가로 돈을 받았는지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은행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빌렸다는 허씨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실제 빚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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