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萬여명 도심 격렬시위…20여명 부상

  • 입력 2001년 11월 13일 18시 45분


'생계 보장하라'
'생계 보장하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주최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1만여명의 농민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농민대회가 치러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농민들이 행사장 부근과 서울시내 곳곳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과격 시위를 벌여 경찰과 심한 충돌을 빚기도 했다.

▽농민대회〓이날 대회에서 전농은 “정부의 무책임한 쌀 시장 개방 정책으로 인해 쌀값이 폭락해 수많은 농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즉시 신자유주의적 개방 농정을 철폐하고 쌀 생산비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전농은 또 △최소 300만섬의 신곡 조기 대북지원 △쌀 추가 매입분 400만섬에 대해 올 추곡수매가 기준으로 조기 수매 △한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추진 중단 △논농업 직불제 단가 최소 50만원 이상 상향조정 등을 요구했다.

이날 대회는 당초 전국의 농업 협동조합과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농협측이 12일 집회 참가를 돌연 취소함에 따라 전농 소속 농민들만 참가한 가운데 치러졌다.

대회에는 400여대의 버스를 이용해 전국에서 온 1만2000여명의 농민이 참가했다.

▽시위〓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거쳐 다시 행사장까지 돌아오는 1㎞ 구간에 걸쳐 가두 행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백여명의 참가자들이 국회의사당 앞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한편 한나라당 당사 진입을 시도하다 이를 막는 경찰 병력과 충돌해 농민 20여명이 부상했다.

이에 격분한 일부 농민들은 한나라당 당사 앞에 세워져 있던 2대의 승용차를 뒤집거나 부수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또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온 전농 광주 전남연맹 소속 농민 100여명은 이날 오후 한때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건물 앞 도로를 점거한 채 건물을 향해 계란을 던지는 등 시위를 벌였다.

경북 경남연맹 소속 농민 300여명도 한때 중구 장충체육관 앞 차도를 점거했으며 강원도와 충북도연맹 소속 농민 160여명도 마포구 공덕동 로터리 등 일부 지역의 차도를 가로막고 가두 시위를 벌였다.

<윤상호·박민혁·민동용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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