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에 여성흡연실 첫 설치

  • 입력 2001년 11월 4일 19시 19분


여성 고객이 많이 찾는 서울 동대문구 대형 의류쇼핑몰인 두산타워 내에 여성 전용 흡연실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두산타워는 지하 1층에 13.7평 규모의 여성전용 흡연실 ‘여사랑(女舍廊)’을 마련해 6일 공식 개소한다고 4일 밝혔다. 그동안 여성 고객이 흡연시 주로 사용해온 공간을 더 넓히고 시설도 보완해 아예 여성 전용 흡연공간을 마련한 것.

이는 공공장소에 여성 전용 흡연공간이 정식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여권 신장의 한 징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흡연자 권리 찾기 운동을 벌여온 한국담배소비자연맹은 담배판매회사의 도움을 받아 이곳에 고성능 공기청정기와 연기배출장치를 3대씩 설치했다. 또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파우더룸’과 휴식공간, 화장실을 함께 배치해 쇼핑을 나온 여성고객의 사랑방 역할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담배소비자연맹측은 “여성 흡연자 2명 중 1명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최근 실태조사 결과 나타났다”며 “여사랑은 여성 흡연자에게 쾌적한 흡연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간접흡연에 대한 비흡연자의 불만도 없애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타워측도 담배를 계단 화장실 등에서 함부로 피우면 의류매장이 밀집해 있는 특성상 화재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옷에 담배냄새가 밸 수 있어 흔쾌히 전용 흡연실을 마련했다.

그러나 10대 청소년이 많이 찾는 곳에 여성전용 흡연실이 들어서는 데 대해 미성년자의 흡연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담배소비자연맹측의 한 관계자도 “미성년자와 임산부의 출입을 금하는 표지를 붙이는 일 외에는 미성년자의 출입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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