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퇴, '진정한 해결책'인지 되물어야

  • 입력 2001년 11월 1일 18시 13분


《“학교를 자퇴하고 싶은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 어떤 심정을 갖고 있을까” 서울시청소년종합상담실은 부모들은 좀체 알기 힘든 자퇴 희망생들의 내면을 다룬 심포지엄을 5일 오후1시반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3층 컨벤션홀에서 연다. ‘학교를 떠나려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상담전략’이 주제. 》

△상당수가 자퇴 희망하는 현실〓상담실이 서울 중고등학생 1053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한달간 학교를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청소년은 무려 54%에 달했다. 한달에 2, 3번 이상 자퇴 생각을 해본 청소년은 약 30%, 매일 자퇴를 생각하는 학생은 약 7%였다.

남학생(47%)보다는 여학생(61%)이, 중학생(43%)보다는 고등학생(61%)이, 인문계 고교생(58%)보다는 실업계 고교생(61%)이 자퇴 욕구를 더욱 많이 갖고 있었다.

상담실측은 “실제로 자퇴가 크게 늘고 있다”며 “올해 4월까지 1년간 자퇴한 중고생은 전국적으로 7만1200여명이며, 실업계 고교생은 재학생 5.1%가 자퇴했다”고 밝혔다.

△자퇴 희망의 이유〓학교 교육에 대한 실망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학교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가 으뜸으로 나타났기 때문. ‘교칙을 지키기 싫다’‘공부를 따라갈 수 없다’‘내신이 나빠 검정고시를 치겠다’가 다음 순서의 응답들이었다.

이 외 ‘숨막히는 교육방식’‘학교시설 부실’‘학습 분위기가 조성 안됨’‘부당한 교칙’‘사회에서 쓸모 없는 과목들 교육’‘지루한 수업 방식’ 등도 이유였다. 특히 중학생 사이에서는‘공부가 싫다’‘도저히 힘들다’‘선생님이 싫다’는 응답이 많았다.

△자퇴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유〓‘학교 친구들 만나는 것이 즐겁다’‘나의 미래를 위해 졸업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가 각각 가장 큰 이유. ‘부모님이 실망하실 것 같았다’가 두 번째 이유다.

그 다음으로는 ‘막연하게 학교를 그만 두면 안된다는 생각이었다’‘주변에서 나를 실패자로 볼 것 같았다’‘자퇴한 친구들의 생활이 좋아보이지 않았다’‘그래도 학교 공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의 이유였다.

△자퇴를 고민중인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필요〓상담실은 자퇴 희망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교와 부모 차원에서 몇가지를 짚어보게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첫째 자퇴 욕구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며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들끼리 불만을 털어놓고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음을 알려준다.

둘째 학교를 그만 둘 경우와 계속 다닐 경우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고민해보게 한다.

셋째 자퇴하게 하는 요인이 정말 학교를 그만 둘 경우 사라질지에 대해 점검해보게 한다.

넷째 자신의 성격 가정 친구관계 진로 등을 면밀히 따져볼 경우 자퇴가 정말 도움이 되는 지를 따져보게 한다.

상담실은 이를 위해 7, 8명의 자퇴 희망 학생들을 집단 상담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문의 02-2285-1318, www.teen1318.or.kr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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