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씨 계열사 99년 회계조작 국세청 알고도 덮어

  • 입력 2001년 10월 17일 23시 17분


국세청이 지앤지(G&G) 회장 이용호씨 소유의 상장기업 KEP전자가 회계조작을 통해 적자기업을 흑자로 둔갑시킨 혐의를 1999년 말경에 파악하고도 문제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마포세무서는 99년 10월경 금천구 구로공단 내 KEP전자를 3차례 방문조사했고, 계좌추적까지 벌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KEP전자 경리과장은 “주거래은행인 A은행 구로공단지점 담당자가 99년 말 전화로 ‘2∼3주 전에 국세청에서 계좌추적을 하겠다고 통보해 협조했다’고 알려왔으며, 상급자인 이병호 이사에게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병호 이사는 “마포세무서 조사원 3∼4명이 99년 10월경 회사로 3차례 방문해 ‘회계조작’ 문제를 잘 아는 김명호 이사(이용호씨의 동서)와 관련자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본보가 입수한 ‘마포 대처방안’에는 “마포세무서가 KEP전자 등의 계좌추적을 통해 입금내용이 물건 판 대금이 아니란 것이 상당부분 드러났다”며 “특별세무조사를 막지 못하면 모(母)회사까지 위험하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마포세무서는 이처럼 KEP전자의 회계조작 혐의를 알면서도 ‘관할이 다르다’는 이유로 99년12월 금천세무서로 넘겼으며 금천세무서는 ‘단순한 서류처리 실수’로 결론내렸고, 가산세 1억4000만원이 부과된 채 사건이 종결됐다.

KEP전자 내부문서에 따르면 KEP전자는 99년 존재하지도 않는 물건을 팔았다며 60억원대 가공 매출을 장부에 기록했고, 이용호씨가 인수한 뒤 3개월 만에 KEP전자는 흑자로 돌아선 것처럼 주식시장에 공시(公示)했다.

한편 마포세무서장은 국세청을 대신한 공식해명에서 “당시 근무자를 전화로 확인해 본 결과 계좌추적은 없었고, KEP전자에는 1∼2차례 1∼2명이 방문조사한 적은 있었지만 정식조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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