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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7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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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군은 예비소집일에 시험장에 가서 고사장을 확인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집에 돌아와서는 평상시와 같은 생활리듬을 유지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요약정리 노트를 읽고 오후 11시경 잠자리에 들었다.
조군은 “예비소집일 낮잠을 자거나 너무 많이 휴식을 취하면 생활리듬이 깨져 오히려 밤에 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예비소집일에 고사장을 둘러본 것이 시험 당일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져다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응용화학부 여인범군(19·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은 고사장에 들어서자 가슴이 두근거리며 머릿 속이 아득해졌다. 긴장한 탓이라고 생각한 여군은 심호흡을 3, 4번 한 뒤 “평소 시험과 다를 바가 없다”고 속으로 몇차례 되뇌었다.
여군은 “수학시험을 보통 때처럼 치렀지만 ‘시험을 망쳤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잃으면 다른 시험에도 지장을 준다. 이미 치른 시험은 ‘지나간 일’로 생각하고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
“시험 전날 오후 10시경 잠자리에 들었지만 오전 3시에 겨우 잠이 들었어요. 2시간 만에 일어나 시험장에 갔더니 외국어영역 시험을 치르면서 졸음이 몰려와 혼났어요.”
지난해 서울의 모대학에 지원했다 탈락한 재수생 이모군(20)은 무리한 학습 스케줄 때문에 시험 당일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수능시험 한달 전부터 오전 2시까지 무리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들인 것이 이군의 패착(敗着)이었다.
“문제지를 받아 들고 나서 ‘아차’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준비해간 노트를 한 번만 훑어봤어도….”
지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330점대의 점수를 받고 재수를 시작한 김모양(19)은 시험 당일을 떠올리면 안타까운 생각이 앞선다.
김양은 오후에 치른 수리탐구Ⅱ(사회, 과학) 시험에서 3문제가 준비해간 요약정리 노트 내용에서 출제됐지만 모두 틀렸다. 점심시간에 친구와 지난 시험의 정답을 맞춰보다가 요약 내용을 미처 훑어보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김양은 “쉬는 시간을 슬기롭게 사용하지 못했고 언어와 수리탐구 영역에서 어려운 문제에 매달리다 시간에 쫓겼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용기자>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