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방사성물질’ 아직 20개가 나돈다

  • 입력 2001년 8월 27일 18시 31분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미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의 도난 또는 분실사고가 절반 가까이 미해결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부가 27일 한나라당 김영춘(金榮春) 원희룡(元喜龍)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972년 이후 방사성 동위원소의 분실 또는 도난 사고 20건이 발생했으며 7월 말 현재까지 9건의 사고에서 분실된 방사성 동위원소 제품 20개가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고가 제대로 안된데다 초기 수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

올 6월 9일 광양제철소에서 분실된 방사성 동위원소의 경우 회사측은 즉시 신고하지 않고 자체 조사를 진행하다 이틀 뒤에야 과기부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사성 동위원소는 코발트 60으로 10㎝ 길이의 스테인리스 원통에 들어 있는 것으로 외부로 누출되면 인근에 있는 사람이 1시간 동안 최대 1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피폭될 수 있다.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 허용치는 5밀리시버트이며 방사성 동위원소 취급자의 허용치는 50밀리시버트.

교량과 건물 기계 등의 내부 균열 여부를 조사하는 기관에서 분실 9건, 도난 2건이 발생해 이 중 3건이 해결되지 않았으며 의료기관에서는 분실 6건, 도난 1건이 발생해 4건이 미해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업체와 원료 판매기관에서 2건의 사고가 발생해 모두 해결되지 않았다.

특히 90년 이후 분실 및 도난 사건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11건이었다.

한편 방사성 동위원소 취급자에 대한 안전관리 교육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과기부가 밝힌 지난해 방사성 동위원소 안전교육 대상자 2만3973명 중 기관 자체 교육을 받은 취급자는 1만8682명으로 전체의 77.93%였다. 자체 안전교육은 기관에 따라 1, 3, 5년 주기로 과기부 산하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정기검사를 받게 돼 있지만 실제로는 서류 점검에 그쳐 교육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방사성 동위원소…암세포 죽이는 의료용 사용▼

인체를 투과하는 감마선 등의 방사선을 내는 물질로 노출되면 암이나 백혈병 등에 걸릴 수 있고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암세포를 죽이는 의료용으로 사용되며 산업용으로는 비파괴검사에 활용된다. 보통 방사성 동위원소는 성냥개비 반토막 크기로 약 10㎝ 안팎의 원통에 밀봉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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