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이석연 사무총장 인터뷰

  • 입력 2001년 8월 7일 14시 51분


"시민단체가 후보도 내고 낙선운동도 하면 시민들이 잘한다고 하겠습니까?"

7일 시민단체 인사로서는 처음으로 '정치참여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석연(47)사무총장은 현재의 시민운동이 "획일적이고 센세이셔널한 방향으로 나가면서 시민단체 고유의 다양성이 상실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대 강의를 마친 직후 이총장은 "별도의 강의안을 만들지 않았으며 최근 정치현실과 시민단체들의 정치참여 문제를 중심으로 강의했다"면서 "선거는 유권자들의 최종적인 양식의 문제이므로 시민단체는 정보공개 등을 통해 유권자들의 판단자료만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연 취지를 설명했다.

이총장은 "지금의 정치현실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정쟁을 통해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양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아전인수격의 현상파악을 하지말고 일단은 좀 더 냉정하게 현실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또 이총장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언론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언론개혁을 둘러싼 문제의 출발점은 한쪽 의견만 인정되고 반대쪽 의견은 무조건 비판하는 지금의 개혁 분위기와 정부정책 즉 언론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서 정부가 너무 과민반응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총장은 "집권당인 민주당이 좀 더 포용력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 정치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반대의견이 존중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으로 인해 예상되는 시민단체 내부의 논쟁에 대해 이총장은 "작년 낙선운동 당시에도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협의회와 총선연대가 의견이 갈려 경실련은 참여하지 않은채 동조만을 표시했다"고 전제하고 "오는 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부터 이 문제가 제기될 것이며 경실련과 뜻을 같이하는 시민단체들은 각기 다양한 목소리를 내면서 시민단체 연대의 틀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총장은 일부 시민단체에서 후보를 낼 경우 낙선운동은 아무 의미가 없고, 낙선운동은 국민적인 호응을 받지 못한 채 설득력을 잃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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