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회보험노조와 충돌조짐

  • 입력 2001년 7월 6일 18시 48분


지난해 장기간 파업으로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곤경에 빠뜨렸던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사회보험노조(옛 지역의보노조)가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공의협의회는 최근 사회보험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의료계의 건강보험 허위 또는 부당 청구액이 1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한 근거 자료를 5일까지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의료계가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대책에 반대하자 사회보험노조가 지난달 일부 일간지 광고를 통해 “재정 절감을 위한 고통 분담을 외면한다”고 비판하면서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건물 앞에서 집회를 가진 것이 충돌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전공의협의회는 “정당한 사유없이 답변이 지연될 경우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간주하고 사회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사회보험노조는 “전공의협의회가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도 아니고 법적 단체도 아니므로 상대할 가치가 없다”며 “의료계가 계속 고통 분담을 외면하면 의사협회를 상대로 전면적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보험노조는 또 “의협측이 이 광고 내용을 문제삼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이충배 전 위원장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의협 회장을 무고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전공의협의회는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지난해 7월 말부터 진료 거부에 들어가 11월 말까지 의료계 투쟁을 주도했다. 이에 앞서 사회보험노조는 지난해 6월 말 단체협상이 결렬되자 84일간 파업을 벌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협의회와 사회보험노조는 투쟁력이 강한 조직이라 최근 빚어진 갈등이 어떻게 수습될지 모르지만 국민에게 불안감을 줘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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