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1년생 여아 납치 15시간만에 풀려나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45분


등교길에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던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가 납치 15시간만에 풀려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오전 8시2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모 아파트 놀이터 앞길에서 학교 통학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양(7)이 2명의 괴한에게 승용차로 납치됐다.

주민 서모씨(55·여)는 “김양이 학교 통학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오는데 갑자기 괴한들이 김양을 흰색 승용차 뒷좌석에 강제로 태웠고 이때 김양의 우산과 신발이 길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유괴범은 이날 오전 8시55분경 김양의 압구정동 아파트로 전화를 걸어 몸값 1억5000만원을 요구했다. 이후 오후 3시에 또 한 차례 전화를 거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집으로 전화를 해 잠실선착장, 중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등으로 돈을 갖고 올 것을 요구했다.

다행히 김양은 오후 11시25분경 경기 광명시 하안동 제일은행 앞길에서 개인택시 운전사 신모씨(38)에 의해 가방을 어깨에 메고 맨발인 모습인 채로 발견돼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김양은 “흰색과 검은색 승용차에 번갈아 태우고 다니면서 빵과 우유를 사줬다”며 “두 사람 모두 키가 165∼170㎝ 가량 돼 보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추적을 눈치채고 광명시에 김양을 내려놓고 도주한 것으로 보고, 이날 걸려온 범인들의 전화 발신지 추적 결과를 토대로 범인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김양의 아버지가 모 증권사 간부로 부유하다는 것을 알고 미리 계획을 세운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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