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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6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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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방식이 다양하다지만 역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합격을 좌우합니다.”(J고 3학년 K군)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2002학년도 대입제도에서 대학 가기가 이전보다 더 힘들다고 생각하고 7차 교육과정과 수행평가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선학교와 학부모가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지난해 10∼12월 전국 초중고교 95개교 교사 학생 학부모와 교육청 행정공무원 등 2만52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정책 현안에 대한 학교현장 조사결과를 6일 발표했다.
▽새 대입제도 더 헷갈린다〓성적 위주의 학생 선발을 지양하도록 수능 성적을 9등급으로 나눠 시험 성적은 지원자격을 가리는 기준으로만 활용하고 특기 적성을 반영해 다양하게 학생을 선발하자는 것이 새 대입제도의 취지다. 이렇게 된다면 사교육비가 줄고 과열된 입시 경쟁도 완화될 것이라는 게 교육부의 예측이었다.
그러나 새 제도가 사교육비 경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교사는 5점 만점에 1.85점, 교육청관계자 2.21점, 학부모 2.29점 등 평균 2.18점으로 대체적으로 부정적이었다. ‘과열 입시경쟁 해소’ ‘객관적인 신뢰도 확보’ ‘교육정상화 기여’ 등도 점수가 낮았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음달에 있을 1학기 수시모집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입시 전문가들을 불러 강의를 듣는 등 헤매고 있다. 각 대학이 정확한 입시안을 발표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논술 면접 등에서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 감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실장은 “학생들이 수시모집 요강을 물을 때마다 답답하다”면서 “이 때문에 학생들은 모든 것을 잘 준비해야 하는 ‘만능’이 돼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있어 사교육만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새 대입제도가 교육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교사 75.5%, 교육청공무원 67.2%, 학부모 61.7% 등 평균 65.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학생들은 새 제도가 별 영향을 주지 않거나(46.8%)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22.8%)이라고 응답했다.
▽수행평가와 7차 교육과정〓수행평가에 대해 교사의 42.1%는 교육방법은 ‘그대로’라고 응답하는 등 부정적 대답이 58%였다. 학부모와 학생도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으며 개선책으로 학급당 학생 수의 축소를 첫 번째로 꼽았다.
심지어 ‘7차 교육과정’에 대해 교사 교육청관계자의 76.3%가 알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는 ‘들어본 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실붕괴’에 대해서는 교육관계자들이 학부모나 학생보다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