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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9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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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백련암에는 원산스님을 맞는 회향법회가 열려 전국 각지에서 1500여명의 신도들이 스님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으나 원산스님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원산스님의 제자인 정수(正秀)스님은 “스승께서 말씀하기를 ‘무문관에 들어갈 때 아무도 모르게 들어갔으니 나갈 때도 아무도 모르게 나오겠다’면서 이날 사부대중(四部大衆)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거부하고 ‘관심일법 총섭제행’(觀心一法 總攝諸行·마음 찾는데 온갖 것이 있다)이란 글로 법문을 갈음했다”고 말했다.
원산스님을 보좌해온 한 상좌는 “원산스님은 이날 아침 일찍 통도사로 내려와 방장인 월하(月河) 스님에게 무문관 해제를 보고하는 간단한 인사를 드린 뒤 다시 서둘러 죽림굴로 들어갔다”며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속세의 관심이 잠잠해진 후에야 다시 죽림굴을 나오실 것 같다”고 전했다.
원산스님은 조계종의 원장소임까지 마친 이로서는 보기 드물게 음력 97년 2월 보름부터 3년간 하루 한끼만 먹으며 홀로 무문관 수행을 해왔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