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특별전형 부정]"출입국 위조 수천만원 줬다"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8시 35분


재외국민 대학 특별전형 부정입학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부장검사)는 20일 서류위조 등으로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5개 대학에 합격한 학생 10명의 학부모와 이들 대학 관계자 등 20여명을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세 딸을 부정입학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남진(본명 김남진)씨는 이날 오후 10시40분경 세 딸과 함께 검찰에 출두했다. 그는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일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검찰이 모든 것을 밝혀줄 것”이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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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또 5개 대학 외에 다른 대학에서도 출입국증명서 등을 위조해 부정 입학한 학생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재외국민 특별전형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서울 소재 대학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20일 1차로 서울시내 25개 대학을 대상으로 97학년도부터 2000학년도까지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선발한 인원을 조사한 결과 4년간 총 4418명에 달했고 2000년 한해에만 1289명을 뽑았다.

검찰 관계자는 “각 대학이 서류심사로만 합격 여부를 판단해온 관행상 부정 입학한 학생 수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학부모 중에는 변호사 병원장 개인사업가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서울 K외국인학교 실장 조모씨 등 브로커에게 출입국증명서 등을 위조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K외국인학교와 조씨의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해 입수된 관련자료를 정밀 분석중이다. 조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검찰은 조씨와 서류위조 등을 공모한 것으로 알려진 재미교포 P씨를 추적중이나 P씨는 이미 해외로 출국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브로커 외에 관련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학부모가 브로커를 통해 출입국증명서와 성적증명서 등을 위조해 대학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면 업무방해와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신석호·이명건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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