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업가 위장 이권·청부폭력 개입한 19명 구속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8시 36분


검찰은 외형상 합법적인 사업을 운영하면서 이권과 청부 폭력 등에 불법 개입해 온 폭력조직을 대거 적발했다.

대검 강력부(유창종·柳昌宗검사장)는 17일 부산 지역 최대 폭력 조직인 ‘칠성파’ 두목 이강환씨(57) 등 전국의 폭력 조직 간부 1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건설업체와 유흥업소 오락실 등 외형상 합법적으로 보이는 사업을 하면서 이권에 개입하고 청부 폭력의 대가로 거액을 끌어 모으는 등 조직의 ‘기업화’를 꾀하다 적발됐다고 말했다.

칠성파 두목 이씨는 지난해 9월 부산 동래구 온천동 S나이트클럽 업주 최모씨에게서 보호비 등 명목으로 2억원을 뺏은 혐의다. 이씨는 지난해 원석 생산 가공업체인 J건영의 부회장으로 취임한 뒤 일본 폭력 조직과도 교류해 왔다고 검찰은 전했다.

‘광주PJ파’ 부두목 최광헌씨(42·구속)는 대형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 허위 매출 전표를 만드는 수법으로 매출 14억원을 누락시켜 세금 3억2000만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사업가를 가장한 전국의 폭력배 668명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이들과 유착된 정치권 인사나 공무원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또 서울지검 강력부(이준보·李俊甫부장검사)는 이날 높은 배율의 배당금이 걸린 사행성 게임기가 설치된 오락실을 운영한 혐의 등으로 서울 종로구 창신동 J오락실 사장 유모씨(40)와 폭력 조직 ‘영광파’ 두목 이모씨(39) 등 20명을 구속 기소하고 서울 강남구 S호텔의 실질적인 소유주 여모씨 등 7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불법 오락실 20여개소에서 사행성 게임기 770여대를 압수하고 이들 오락실 중 상당수가 폭력 조직의 직간접적인 자금 조달처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J오락실 사장 유씨가 자신의 오락실에 경마 게임기 ‘로열 에스코트’ 등 도박용 게임기 440여대를 설치해 월평균 5억원, 연간 60억원을 벌어들였다고 말했다.

J오락실은 국내 최대 규모로 게임에 건 돈의 최고 999배를 배당금으로 내걸고 손님을 끌어들였다는 것.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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