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게이트 수사 발표]일부검사들 "고개 못들겠다"

  • 입력 2000년 11월 14일 23시 31분


검찰의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 수사가 14일 정관계 인사 연루의혹 등 핵심 의혹 사항을 규명하지 못하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수사팀이 17일로 예정된 검찰 수뇌부 탄핵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납득하기 힘든 수사결과를 내놓는 바람에 탄핵안의 가결 가능성을 높였다는 우려마저 하고 있다.

한 평검사는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의혹을 남긴 채 수사가 종결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국민들 앞에 자신 있게 수사결과를 내놓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사건 핵심 관련자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늦어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부회장과 정관계 인사를 연결하는 ‘고리’로 알려진 신양팩토링 오기준(吳基俊)사장이 해외로 도피한 것은 이번 수사의 최대 실수라는 지적이다.

한 소장검사는 “수사의 기본은 사건의 핵심 관련자에 대한 신병 확보인데 수사팀이 핵심 관련자를 뒤늦게 파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간부출신인 한 변호사도 “특수부는 고발사건뿐만 아니라 고발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 대해서도 미리 대처해야 한다”며 “검찰이 금융감독원의 고발 시점과는 별도로 유조웅(柳照雄)사장 등을 출국금지하지 못한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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