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청소원 '실세' 행세… 정현준씨에 4억원 뜯어내

  • 입력 2000년 11월 11일 01시 29분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부장검사)는 10일 ‘청와대 과장’을 사칭해 한국디지탈라인 사장 정현준(鄭炫埈)씨에게서 청탁사례비로 3억9830만원을 뜯은 혐의(사기)로 전 청와대 청소담당 직원인 이윤규씨(36·8급)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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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99년 10월과 12월 정씨에게서 “대신금고 이수원사장이 경찰청 특수대에서 횡령혐의로 조사를 받고 금감원이 대신금고의 출자자 대출문제로 감사를 벌이고 있으니 경찰청과 금감원에 선처를 청탁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올 1월부터 8월까지 15차례에 걸쳐 3억9830만원을 뜯은 혐의다.

이씨는 이 돈 중 2억8000만원은 정씨를 통해 투자한 주식의 손실보전금 명목으로, 나머지 1억1830만원은 술값 생활비 용돈 주택구입비 가구구입비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정씨에게서 부탁을 받은 뒤 가명으로 경찰청에 한 번 전화를 걸었으나 실제로 사건이 잘 처리되지는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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