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씨 1892억-盧씨 884억, 추징금 "난 몰라"

  • 입력 2000년 11월 6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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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비리 혐의로 기소돼 추징금을 선고받고도 7월31일 현재 10억원 이상의 추징금을 내지 않은 사람이 모두 9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법무부가 6일 국회 법사위에 제출한 ‘추징금 고액 미납자 현황’에 따르면 91명 중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은 추징금 2205억원 중 14%인 313억원만을 납부하고 1892억원을 내지 않아 고액 미납자 중 2위를 차지했으며 4위인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은 2628억여원 중 66%인 1744억원을 내고 884억원을 미납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액 미납자 1위는 수출금융 명목으로 대출받은 1억6000여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해 6월 보석으로 풀려난 신동아그룹 계열사인 ㈜신아원 전 대표 김종은씨로 추징금 1964억원을 선고받고 아직까지 한푼도 내지 않았다.

이 밖에 민방 사업자 선정비리와 관련, 특가법상 알선수재혐의로 기소됐던 전병민(田炳旼)씨가 추징금 15억5000만원 중 12억5000만원을 미납했고, 한보사건의 홍인길(洪仁吉)전 청와대 총무수석비서관은 35억원 중 34억여원을 내지 않았다.

슬롯머신 업계의 ‘대부’로 알려진 정덕진(鄭德珍)씨는 재산을 해외로 빼돌려 도박자금 등으로 쓴 혐의에 대해 추징금 37억원을 선고받았으나 16억원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관계자는 “추징금은 벌금과 달라 미납하더라도 노역장에 유치할 수 없다”며 “강제집행을 하고 있으나 재산을 미리 빼돌린 경우 환수가 어렵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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