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자씨, 동방-대신外 9개신금서 486억 대출받아

  • 입력 2000년 10월 28일 05시 33분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의 주역인 동방금고 부회장 이경자(李京子)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동방금고와 대신금고 외에도 다른 9개 신용금고에서 486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이씨와 정현준(鄭炫埈)한국디지탈라인(KDL)사장이 두 금고에서 빌린 것으로 드러난 625억원을 합치면 이들의 대출 총액은 1111억원으로 늘어난다.

27일 정사장이 검찰 출두 전 직접 작성한 차입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S금고는 8차례에 걸쳐 79억5000만원을 대출해줬다. 돈을 빌린 차주(借主)는 ‘주신투자’ ‘자하상사’ ‘김○식’ ‘강○균’ 등으로 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이씨가 직원을 통해 100만∼200만원씩 주고 명의를 빌린 차명(借名) 차주라고 정사장의 한 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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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 차주는 ‘최○옥’ ‘송○주’ ‘김○수’ ‘김○삼’ 등 개인 20여명과 ‘글로벌건설’ ‘크로마’ 등 법인 20여개였다.

H금고는 3차례에 걸쳐 67억5000만원을 대출해줬고, 다른 S금고는 40억원, 또 다른 S금고는 38억원, 또 다른 H금고는 29억원, Y금고는 22억원, 또 다른 S금고는 8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금고는 KDL 알타비스타 유일반도체 닉스 디지털임팩트 리엔텍 리눅스원 평창종건 등의 주식이나 어음을 담보로 돈을 내줘 상환 여부가 불투명하다. 다만 178억원을 대출해준 C금고는 예금을 담보로 잡아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 금리는 예금 담보의 경우 9%, 주식 또는 어음 담보의 경우 13∼19%였다. 만기일은 9, 10월과 내년 1∼6월이었다.

금융감독원은 “정사장이 동방과 대신 금고 외에 다른 금고들로부터도 추가대출을 받았다는 혐의를 잡고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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