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 참변현장]튕겨나온 승객들 "살려달라"

  • 입력 2000년 10월 28일 01시 03분


88고속도로 관광버스 사고 현장은 찢어진 버스 차체와 버스 의자, 승객들의 옷가지 등이 뒤범벅돼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이었다.

○…트레일러와 정면충돌한 버스 앞부분은 완전히 날아가 버렸고 무쏘 승용차도 휴지조각처럼 구겨져 구조대원들이 전기톱으로 차체를 자르고 숨진 사람을 꺼낼 정도였다.

현장을 처음 목격한 금병찬씨(38·번암주유소 근무)는 “수금을 하기 위해 차를 몰고 고속도로로 나서는 순간 ‘꽝’ 하는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트레일러는 고속도로 밖 10m 아래로 떨어져 있고 버스에서 튕겨져나온 승객들이 고속도로와 하천 둔치 등에 나뒹굴며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고 참상을 전했다.

대부분이 40대 50대 주부들인 관광버스 승객들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아 경찰이 신원을 확인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남녀를 구별하는 것도 어려운 지경이었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

○…신자들이 단체로 단풍 관광을 다녀오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대구 신원교회에는 신자 가족과 교회 종사자 등 30여명이 밤 9시20분경 보도를 통해 사고소식을 듣고 교회로 달려왔다.

그러나 상황 파악이 여의치 않자 밤 10시경 20여명이 교회버스와 개인 승용차에 나눠 타고 사고 현장으로 출발.

<장수·대구〓김광오·정용균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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