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외압수사]이수길부행장 재소환

  • 입력 2000년 10월 5일 23시 31분


신용보증기금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부장검사)는 6일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장관을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고 5일 말했다.

검찰은 박 전장관을 상대로 지난해 2월 신보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에게 아크월드에 대한 대출보증 압력전화를 걸었는지, 경찰청 조사과(사직동팀)가 이씨의 비리를 내사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의혹의 핵심이 이씨가 받았다는 박 전장관의 전화이므로 필요하다면 이씨와 박 전장관을 대질신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장관 소환을 끝으로 신보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10일 이씨를 기소하면서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씨가 대출보증 사례금으로 받은 돈이 지금까지 알려진 1400여만원 외에 추가로 4, 5개 기업으로부터 1000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조사부(곽무근·郭茂根부장검사)는 5일 이 은행 이수길(李洙吉) 부행장을 재소환, 올해 1월 본점이 관악지점에 대한 감사에서 이상징후를 발견하고도 이를 묵인하고 넘어간 과정에 개입했는지 조사했다. 이 전화 외에 박 전장관으로부터 아크월드 대출과 관련해 청탁 또는 압력성 전화를 받았는지 여부도 조사했다. 검찰은 관악지점 불법대출 사실을 묵인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한빛은행 전 검사부장 도종태씨 등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부행장을 추궁할 단서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빛은행 관계자들로부터 도씨가 관악지점 감사에서 나온 이상징후를 본점 감사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부행장이 관악지점 감사 중단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부행장이 올해 3∼5월 박지원 전장관과 3차례 통화한 경위와 통화 내용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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