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이순희(李順姬·52·여)씨는 “돌 바람 여자가 많아 ‘삼다도(三多島)’로 불려온 제주에 이제 ‘평화회담’을 보태 ‘4다도’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정일 답방' 유치 기대▼
‘제주회담 붐’을 조성한데는 김위원장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김위원장은 8월 남측 언론사사장단이 방북했을 때 “한라산 일출을 보고 싶다”고 관심을 보였고, 이후 북측대표단의 제주도로 향한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그래선지 벌써부터 내년 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위원장간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제주에서 열릴 것이라고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설령 회담이 서울에서 열리더라도 김위원장의 제주 방문은 꼭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도민들이 많다는 게 도청관계자들의 얘기.
우근민(禹瑾敏)제주지사를 비롯한 도민들의 노력도 눈길을 끈다. 올 봄 평양을 방문했던 우지사는 김용순비서의 제주 방문 때 오찬을, 국방장관회담에서는 내외신기자 만찬을, 장관급회담 첫날에는 남북대표단 초청만찬을 주최했다.
“돈을 너무 쓰는 게 아니냐”는 일부 지적도 없지 않지만 대다수 도민들은 ‘남북화해와 협력의 길은 제주로 통한다’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우지사의 노력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제주가 ‘평화(회담)의 섬’이라는 이미지를 쌓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반부터.
▼클린턴 '신들의 섬' 극찬▼
91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한 소정상회담을 위해, 96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제주를 찾았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은 ‘신들의 섬(The Islands of Gods)’이라며 제주의 풍광을 극찬했다.
또 95년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 99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가 방문해 제주는 주변 4강이 ‘평화를 논의하는 땅’으로 기억됐다.
예부터 전설 속의 이상향인 ‘이어도’를 꿈꿔왔던 제주인들. 이제 그들은 ‘남북대화의 메카’라는 이미지를 국내외에 심고, 이를 바탕으로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킨 국제자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꿈을 가꿔나가고 있다.
<제주〓문철기자>fullmoon@donga.com
제주방문 주요 인사와 행사 | ||
시기 | 이름 및 당시 직위 | 방문 목적 |
91년 4월 |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 | 한소정상회담 |
94년 4월 | 리펑(李鵬) 중국총리 | 관광지 시찰 |
95년11월 |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 | 관광지 시찰 |
96년 4월 |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 | 한미정상회담 |
96년 6월 |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총리 | 한일정상회담 |
99년10월 |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 | 제2차 한일각료간담회 |
2000년 6월 | 조지 부시 전미국대통령 | 회의 참석 |
2000년 9월 | 김용순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비서 | 김정일국방위원장 특사자격 |
2000년 9월 |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 남북국방장관회담 |
〃 | 전금진 내각참사일행 | 남북장관급회담 |
2000년10월 | 북한 주요인사 100명 | 한라산 관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