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병 前이사장 26일 소환…이운영씨 '사표 강요' 조사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37분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부장검사)는 신보 최수병(崔洙秉·현 한국전력 사장) 당시 이사장을 26일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최 전 이사장을 상대로 지난해 3, 4월 당시 신보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52·구속)씨에게 대출보증 압력을 가했는지, 사표제출을 강요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 전이사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박지원(朴智元)전문화관광부 장관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에 앞서 25일 신보 전 이사 손용문(孫鎔文·현 전무)씨와 감사 김모씨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해 2월 박전장관으로부터 대출보증 압력 전화를 받고 그 내용을 손이사에게 보고했다”는 이씨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손씨와 이씨를 대질신문했다. 검찰은 또 손씨가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朴惠龍)씨와 친분관계를 맺게 된 경위도 추궁했다.

검찰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4월 신보 임원회의에서 최이사장이 이씨의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신보 전 인사담당 이사 정모씨를 조사하려 했으나 정씨와 3일째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4일 소환된 신보 전무 백모씨는 “최전이사장으로부터 이씨의 사표제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아크월드 전 사업본부장 육상조(陸相朝·46·구속)씨가 박전장관을 사칭해 이씨에게 전화압력을 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가 있어 조사중이나 육씨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경찰청 조사과(사직동팀)가 이씨의 개인비리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경위와 관련해 24일 최광식(崔光植·현 서울 은평경찰서장)전사직동팀장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사직동팀으로부터 ‘운영내규’ 등 관련자료를 넘겨받아 제보내용이 사직동팀의 업무에 해당하는지를 분석중이다.

한편 이씨는 “변호사 입회 없이는 어떤 조사에도 응할 수 없다”며 진술을 거부해 손범규 변호사 등에게 입회를 요청했으나 모두 바쁘다는 이유로 나오지 않아 이씨의 진술을 들을 수 없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씨의 변호인으로는 안상수(安商守) 정인봉(鄭寅鳳)의원 등 율사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소속 26명의 변호사가 선임계를 제출했다.

<이수형·이명건기자>so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