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영씨 "강압수사 녹취록 있다"…"기소땐 법정공개"

입력 2000-09-20 01:22수정 2009-09-2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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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朴智元) 전 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의 외압설'을 제기하고 있는 이운영(李運永)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이 자신의 수뢰혐의를 뒤집는 동시에 검찰의 보복수사를 방증할 수 있는 녹취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19일 밤 본지기자에게 "검찰이 뇌물공여자로 지목한 사람들이 '나는 절대 뇌물을 줬다고 진술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취지의 통화내용이 기록된 녹취록을 갖고 있다"며 "검찰이 기소할 경우 법정에서 이를 공개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보복면직 및 보복수사' 문제는 결정적 전기를 맞으며 수사기관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검찰이 뇌물제공자로 지목한 A사장에게 전화해 '6월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뇌물을 줬다고 하기는커녕 이지점장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고 밝혔다.

A사장은 이 녹취록에서 "검찰의 조사 분위기가 매우 험악했으며 다른 업체 사장들 가운데 일부는 10시간 넘게 무릎을 꿇고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고 이씨가 전했다.

이에 따라 이씨는 "검찰 혐의내용은 조작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거듭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씨는 또 "영동지점과 거래중인 골프용품 업체의 사장이 자체 개발한 골프채 시제품 3개를 억지로 떠맡기는 바람에 한번 시타해보고 바로 반환한 적이 있다"며 "그 직후 사직동팀의 내사가 시작되고 이 골프채가 '뇌물'로 적시된 것으로 보아 이 골프채가 나를 얽어넣기 위한 '함정' 이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검찰 "입증자료 확보"▼

이에 대해 이씨 사건을 처음 조사한 전 서울지검 동부지청 김학석(金學奭·현 대전지검 천안지청 근무)검사는 "뇌물공여자가 진술을 바꾸더라도 혐의사실을 입증할 관련장부 등을 확보하고 있다"며 "뇌물제공자들은 의례히 뇌물수수자의 추궁에 '강압수사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검사는 또 "강압적으로 수사한 적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며 '강압수사설'을 일축했다.

<하종대·이승헌기자>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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