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해군 구조팀, 좌초 외국배 선원 29명 구조

  • 입력 2000년 9월 16일 18시 17분


“배 침몰 직전. 구조 바랍니다. 구조를….”

16일 오전 6시10분. 부산 중구 대청동 해양경찰서 산하 구난무선국에 영어로 된 ‘SOS’가 타전됐다.

제14호 태풍 ‘사오마이’를 피해 부산 강서구 가덕도 동두말 서쪽 0.5마일 해상에 정박 중 강풍과 높은 파도에 의해 해안 쪽으로 밀리면서 좌초된 인도네시아 선적 화물선 빈탕비루호(3만9639t)가 보낸 긴급구조 요청. 초속 30m의 강풍과 거센 파도를 견디지 못해 이 배는 50분 후 허리가 두 동강났다. 뱃머리 쪽은 바닷속으로 사라졌고 꼬리 쪽은 암초에 걸렸다.

인도네시아인 27명과 우크라이나인 2명 등 선원 29명은 간신히 선실과 조타실 등으로 대피했다.

부산해경 소속 구난함 ‘태평양호’와 967호 헬기,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3500t급 ‘평택함’이 긴급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경. 동강난 채로 바다에 반쯤 빠진 배 조타실에서 선원들이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며 “살려달라”고 외쳤다.

해경과 해군 합동구조팀 70여명은 4, 5m의 높은 파도와 싸우며 보트를 접근시켜 2시간만에 29명을 모두 구조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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