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한승헌-조준희씨 헌재소장 추천

  • 입력 2000년 8월 22일 18시 44분


참여연대와 경실련은 9월15일로 임기가 끝나는 김용준(金容俊)헌법재판소장의 후임으로 원로 인권변호사인 한승헌(韓勝憲·66·고시8회)전 감사원장과 조준희(趙準熙·62·고시11회)변호사를 추천했다.

두 시민단체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조인과 법학교수 등 51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두 변호사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며 “두 사람은 70년대 이후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민주적 소신과 국민 기본권 수호 의지를 일관되게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설문조사 결과는 무작위로 추출한 변호사 100명과 법학교수 50명 등 150명 가운데 답변을 보내온 51명만의 의견을 취합한 것이어서 대표성은 약한 편. 변호사 37명과 교수 14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후보자 추천의 기준은 △권력통제 및 기본권 보장에 대한 신념 △헌법이론에 대한 식견 및 정치적 통찰력 △청렴성과 도덕성 △지도력 등 네 가지.

참여연대 관계자는 “두 변호사는 지도력을 제외한 세 분야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며 “김창국(金昌國)변호사는 지도력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해 종합 3위를 차지했으나 변협 회장직을 맡고 있어 추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한변호사는 75년 반공법 위반 필화사건으로 구속되는 등 일생을 인권변호사로 생활하다가 현 정부가 들어선 뒤 감사원장을 지냈다. 조변호사는 80년 김대중(金大中)내란음모 사건의 변호를 맡았으며 87년 박종철(朴鍾哲)군 고문치사사건 진상규명에 참여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조변호사를 대법원장 후보로도 추천했었다.

헌재 주변에서는 94년 퇴임한 윤영철(尹永哲·고시11회)전 대법관이 신임 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99년과 지난 7월 각각 퇴임한 천경송(千慶松·고시13회) 이용훈(李容勳·고시15회)전 대법관과 9월15일 퇴임하는 고중석(高重錫·고시13회)재판관, 재직중인 하경철(河炅喆·고시12회)재판관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편 경실련과 참여연대는 신임 재판관 5명 가운데 소장과 국회선출 케이스 2명 등 3명에 대해서만 인사청문회가 열리게 된데 대해 “나머지 2명은 시민단체 스스로 검증해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