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3명중 1명 "군대로…벤처로" 휴학중

  • 입력 2000년 6월 6일 19시 47분


광운대 전자재료공학과 홍건표(洪建杓·28)씨는 졸업 한 학기를 남겨놓고 3월 휴학했다. 5년 전 자신이 설립한 ‘웹플라워즈’라는 벤처기업을 본격적으로 키워보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홍씨는 “벤처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 내 실력을 발휘하고 싶어 휴학계를 냈고 1년 뒤에나 다시 등록해 학교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입대나 벤처창업 등으로 대학생 3명 중 1명이 휴학중이고 성적 불량 등으로 인한 제적생의 숫자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전국 161개 4년제 국공사립 일반대(교육대, 산업대 제외)의 2000년 1학기(4월1일 기준) 재적생은 166만6749명이며 이 중 30.5%인 50만8647명이 휴학중이라고 밝혔다.

휴학 사유별로 보면 군입대 휴학이 29만9971명으로 59.0%를 차지했고 가정형편 곤란이나 외국유학 연수로 인한 일반휴학은 19만3909명(38.1%)이었다.

이는 지금까지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 2학기 50만2543명보다 0.4%인 6104명이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1학기 48만4679명보다는 1.4% 증가한 것이다.

휴학생이 늘어난 것은 학부제를 도입한 각 대학이 성적순으로 학과 배정을 하는 바람에 비인기 학과를 배정받은 학생들이 재수를 위해 휴학계를 내는 경우도 많다.

고려대 김창배(金昌培)교무기획팀장은 “교육부가 수능시험을 계속 쉽게 낸다는 방침을 밝힌 뒤 과거에 비해 휴학계를 내고 재수를 하려는 결심을 쉽게 하는 것 같다”며 “특히 지방대는 휴학생이 많아 재정난이 심각한 곳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미등록, 자퇴, 재학 연한 초과 등으로 인한 제적생 수는 3만7792명으로 지난해 2학기 2만5477명에 비해 1만2315명이 늘어났다.

특히 대학들의 학사관리가 엄격해지면서 성적 및 성행 불량으로 제적당한 학생이 지난해 1학기보다 1.9% 늘어난 2308명으로 전체 제적생의 6.1%를 차지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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