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혐의 조사받은 40代 "억울하다" 음독 자살

  • 입력 2000년 5월 29일 23시 23분


절도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40대 남자가 자신의 무죄와 경찰의 인권탄압을 주장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7일 오전 11시경 전남 화순군 춘양면 용곡리 쓰레기장에서 Y토건 운전기사 김모씨(41·광주 남구 봉선동)가 농약을 마시고 숨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김씨의 옷에서는 “2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형사들로부터 욕설을 듣는 등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 나는 결백하니 진실을 밝혀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김씨의 유족들은 28일 오후 김씨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유서 전문을 전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띄웠다.

이에 대해 경찰은 “김씨가 지하철 철골 등을 고물상에 판 사실을 시인했으나 절도 의사가 없고 액수가 적어 사건을 종결했다”며 “욕설 등 인권유린이나 가혹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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