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성희롱공방 격화]노조서 원장 퇴진운동

  • 입력 2000년 5월 29일 19시 42분


속보='성희롱' 추문을 둘러싼 이선 산업연구원장과 연구원 노동조합간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원장은 29일 노조의 사퇴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으며 노조는 전면적인 이원장 퇴진운동과 법적조치 강구 등을 선언했다.

이원장은 이날 오후 연구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자의 고소 등과 같은 공식적 규명 절차 없이 이번 사태가 공론화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노조의 '6월 3일까지 사퇴'요구에 대해서는 절대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희롱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6명의 여직원 문제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여성특별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을 공개제의한다"며 "이같은 공식적인 통로를 통하지 않은 일체의 움직임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성희롱 사실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으며 "해당 여직원 등에 대한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런 것을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열린 노조 기자회견에서 박태주 부지부장은 "연구원측이 성희롱 피해 여직원의 어머니를 협박하고 이원장도 당초 6월3일로 약속한 사퇴시한을 6월30일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해오는 등 자신이 서명한 각서를 위반했다"며 "원장 퇴진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법원에 원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거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고소하는 등의 법적 조치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피해 여직원들의 상담을 담당했던 오미숙 노조 사무국장은 이원장이 여직원을 개별적으로 불러내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서 본인 동의 없이 볼에 입을 맞추는 등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다음달 3일까지 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자필서명, 노조에 제시한 이원장의 24일자 각서 등을 공개했다.

한편 이원장은 이날 미리 준비해온 회견문을 5분동안 읽고 난 후 "몹시 피곤해 질의응답에 응할 수 없"며 자리를 떠나려 해 이원장을 붙잡으려는 취재기자들과 연구원 직원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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