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이선 산업硏원장 29일중 거취 표명

  • 입력 2000년 5월 28일 19시 50분


현정부 경제 정책 핵심 브레인 중 한 명인 이선 산업연구원(KIET)원장이 여직원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에 휘말려 노동조합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산업연구원 노조는 이원장이 작년말 이후 6명의 여직원을 휴일이나 퇴근 후 밖으로 불러내 성희롱하거나 근무중 성적 수치심을 자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주 초부터 이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노조는 이원장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직원들의 증언을 여러 건 확보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이원장은 이와 관련, 29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거취를 포함한 입장 표명을 할 예정이다.

한 여직원은 “식목일인 4월 5일 점심 식사 후 설악산으로 놀러가자고 하며 타고 가던 차안에서 손과 얼굴을 만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직원은 “작년말 인턴 여직원을 면접하면서 러닝 셔츠에 바짓가랑이를 올린 차림으로 업무와 관련 없는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이원장으로부터 22일 ‘성희롱 피해 여직원들에게 어떤 불이익 조치도 취하지 않고 6월3일까지 사퇴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당초 이원장에 대해 시간을 주기로 했으나 문제가 공론화된 이상 29일부터 사퇴 운동을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원장은 “내달 3일까지 사퇴한다는 각서를 써 준 것은 사실이나 이는 노조의 주장을 인정해서가 아니라 시간을 벌기 위해 한발 물러선 것이었다”며 “노조의 주장은 왜곡 과장된 것으로 단체교섭 체결을 앞두고 일부 강성 노조원들의 음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는 28일 동아닷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는 “내 성격이 캐주얼하고 솔직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노조 등이 주장하는 ‘성희롱’ 사례 중 일부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DJ노믹스’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중경회’의 핵심 멤버로 경희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현정부 출범 후 산업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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