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교과서 반일 저항의식 가득"…옌볜대교수 발표

  • 입력 2000년 5월 23일 19시 38분


“일제 승냥이 놈들은 우리나라의 금은보화를 더 많이 빼앗기 위해 길주와 혜산 사이에 철길공사를 벌여놓았습니다. 간악한 일제원쑤놈들은….”(‘대를 두고 싸워야 할 피맺힌 원쑤’중, 인민학교 국어 제3권)

“삼천리 강산에 은금보화 넘치고/반만년력사를 자랑하는 내 나라/간악한 왜놈들 이 땅에서 내쫓고/해방의 종소리 높이높이 울리네….”(‘조선의 노래’중, 인민학교 음악 제1권)

북한의 교과서에는 일본에 대한 극단적인 저항의식을 드러내는 내용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박금해(朴今海)옌볜대 교수는 24일 국제교과서연구소(소장 이태영· 李泰永) 주최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 대우재단빌딩 강연실에서 열리는 제9회 국제역사교과서 학술회의에서 북한의 교과서에 나타난 과거청산 문제에 대해 발표한다.

박교수는 발표문을 통해 “북한은 모든 교과목에 반일의식을 고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국어교과서의 경우 전체 단원의 72%가 정치성을 띤 내용들이며 이중 32%가 반일의식을 주제로 다룬 단원들이다”고 설명했다. 음악 교과서도 반일의식과 관련된 내용의 비율이 학년별로 17∼27%가 된다는 것.

박교수는 “북한은 민족해방운동을 했던 사회주의자들이 인민정권 수립의 주체가 돼 자주적인 노선을 걸으며 친일파숙청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에 반해 남한에서는 미군정 이승만정권 친일파들이 결탁해 과거역사의 청산은 그대로 방치한 채 미국의 조종하에 반공이데올로기 강화와 경제성장에만 열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박교수는 “북한 교과서가 극단적인 반일의식을 강조하고 호전적이고 비속한 용어를 사용해 새로운 화해관계를 모색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개막된 이번 학술회의는 남북한 중국 일본 유럽의 역사교과서에 실린 과거청산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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