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리 명의신탁 7건 부동산 일부매각

  • 입력 2000년 5월 18일 19시 29분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가 명의신탁한 7건의 부동산은 현재 어떻게 처분되었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등기부 등본상 문제의 부동산들은 80년대부터 재산관리인으로 지목된 조창선씨 외에 박총리의 처남과 친척들까지 명의신탁에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총리는 이들 부동산 가운데 일부는 매각했으며 일부는 자신과 아들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해 상당한 임대료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총리가 85년부터 부인 장옥자씨의 명의로 3분의 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서울 중구 을지로 3가 296의 1 대지(93.6㎡)와 건물(318.81㎡)은 부인과 조씨 공동명의에서 88년7월 조씨에게 소유권이 모두 이전됐다가 90년8월 대지와 건물 전체가 김모씨에게 매각됐다.

현재 카센터가 들어선 강남구 역삼동 708의 26 대지(562㎡)의 경우 박총리와 조씨, 박총리의 친척인 박성준씨, 박총리의 손아래 처남인 장세술씨 공동명의에서 96년 명의신탁해지로 박총리 등의 소유로 정리. 박총리가 공유지분 3분의1을 담보로 공동소유자인 조씨에게 10억원 가량의 돈을 빌려 근저당이 설정돼 있으나 등기부등본상엔 박총리가 아직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카센터 주인은 한달 임대료로 조씨에게 150만원씩 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인근 부동산업자는 “1년치 임대료 4000만∼5000만원 가량을 일시불로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총리가 3분의 1의 소유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강남구 신사동 636의 27 대지(233.4㎡)와 건물(354.39㎡)은 등기부등본상 97년 11월20일 아들 성빈씨(34) 앞으로 ‘증여’된 것으로 되어 있다. 인근 부동산업자들은 이 건물의 임대료 수입이 보증금 1억원에 월 1000만원 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총리가 조씨와 소유권을 2분의1씩 공유하고 있는 중구 오장동 44의 9 대지(104.1㎡) 및 건물(484.35㎡), 같은 동 44의 10 대지(301㎡) 및 건물(1126.73㎡)은 현재 하나의 건물로 합쳐진 상태. 1층은 건어물 상점이 들어서 있으며 2층은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건물 관리인은 “한달에 건물 임대료가 700만∼800만원 가량 되지만 대부분 관리비와 직원 월급으로 나가고 소유주에게는 거의 돌아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총리와 조씨가 지분을 절반씩 소유하고 있는 오장동 139의 1, 2 건물(3876.06㎡)은 지상 10층, 지하 2층의 주차빌딩으로 조씨가 관리를 맡고 있다. 주차료 수입은 한달에 1000만원 가량으로 전액 조씨의 계좌로 입금된다고 직원들은 밝혔다.

<현기득·차지완기자> rat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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