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자씨 인생유전]'큰손' 세번째 철창행 처지

  • 입력 2000년 5월 17일 20시 03분


80년대와 90년대 두차례의 어음사기 및 부도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영자씨가 또다시 사기사건에 휘말려 체포돼 세번째 구속 수감될 처지에 놓였다. 총 15년의 수감생활에 이어 돈과 얽힌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유전이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장씨가 속칭 '이장사건'으로 불리는 어음사기사건으로 남편 이철희씨와 함께 구속된 것은 38세였던 82년.

고위층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에 접근해 사채를 빌려주고 받은 어음을 굴리는 수법으로 6400억원의 어음을 시중에 유통시켜 이 가운데 1400여억원을 사취한 혐의였다.

이 사건으로 검찰에 구속된 장씨부부는 15년형을 함께 선고받았으며 이들 외에도 은행장 기업인 등 모두 32명이 구속되면서 해방이후 최대의 금융사건으로 기록됐다. 장씨의 형부이자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처삼촌인 이규광(李圭光)씨도 사건에 휘말려 함께 구속되기도 했다.

92년 가석방으로 풀려난 장씨부부의 사기행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위인 탤런트 김주승씨가 경영하던 회사가 장씨부부가 배서한 어음으로 70억원대의 부도를 내면서 출소 1년10개월만인 94년 1월 사기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고 또다시 수감된 것.

98년 8·15특사로 풀려난 장씨는 출소 2년이 채 못 돼 구권화폐 사기극에 휘말려 체포돼 이번에는 아들 김지훈씨(30)와 함께 모자가 옥고를 치를 처지가 됐다. 44년 전남 목포에서 부유한 집안의 셋째딸로 태어나 대학(숙대) 재학시절 메이퀸으로 뽑힐 만큼 뛰어난 미모와 화술을 자랑했던 장씨는 두차례의 이혼을 거치면서 받은 위자료를 밑천삼아 부동산과 증권투자 등을 통해 돈을 불리면서 사채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박윤철기자> 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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