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의원들 문닫을 판…직장의보 진료비 예탁거부

  • 입력 2000년 4월 16일 20시 07분


직장의료보험노동조합이 15일 예탁해야 할 진료비 2800억원 중 24%인 670억원만을 예탁해 동네의원들의 경영난이 우려되고 있다.

의료보험 통합에 따른 조직 및 재정 분리를 요구하며 10일부터 파업을 벌여온 직장의보노조는 14일 보건복지부측과 만나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됨에 따라 15일 예탁금 납부를 거부했다.

노조 관계자는 “병의원이 청구한 진료비 예탁일인 15일 전국 139개 지부 중 49개 지부에서 670억원의 진료비만을 의료보험연합회에 납부했다”고 밝혔다.

의보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이 의료보험연합회로부터 매월 타가는 진료비는 병의원 수입의 가장 큰 부분이어서 진료비 예탁에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압박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차흥봉(車興奉)복지부장관 이광남(李光男)한국노총위원장직무대행 민창기직장의보노조위원장 등이 14일 오후 각각 복지부에서 만나 협상을 가졌으나 7월 직장-지역간 의보통합 후 조직운영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직장의보측은 “직장의보가 현재의 139개 지부를 70여개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인 만큼 의보통합 후 지역의보와 별도의 지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복지부는 “한 지사 안에서 직장과 지역의 조직을 분리운영하는 것은 허용할 수 있으나 별도지사 운영은 불가하다”며 거부의사를 명백히 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진료비 예탁거부 투쟁으로 중단했던 전면파업을 17일부터 재개키로 했다.

복지부는 직장조합 대표이사가 18일까지는 대부분 진료비를 예탁키로 약속해 병원에 대한 진료비 지급이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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