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달새 9명 죽였다"…부산 中企회장부부 살해범 자백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01분


부산 철강회사 회장 부부 살해 용의자 정두영(鄭斗英·31)씨가 지난해 6월 이후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에서 강도행각을 일삼으며 9명을 살해하고 8명에게 중상을 입힌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16일 부산 동래구 온천3동 DCM철강㈜ 회장 부부와 가정부 살해 용의자로 검거된 정씨가 “3월11일 부산 서구 서대신동 가정집에서 부녀자 2명을 살해했고 지난해 6월부터 10월 사이 부산과 울산의 가정집 3곳에서도 4명을 죽이고 금품을 빼앗았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10개월 동안 정씨가 연쇄적으로 강도살인사건을 저질렀는데도 정씨가 범행을 자백하기 전까지는 이들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민생치안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3월 교도소에서 나온 뒤 지금까지 모두 13건의 강도사건을 저질러 2억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86년 부산에서 방범대원을 살해한 적이 있어 75년 검거된 김대두 사건(17명 살해)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범으로 기록되게 됐다.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지난해 6월2일 부산 서구 부민동 손모씨(69·여) 집에서 가정부 이모씨(59)를 살해했고 9월15일에는 서구 동대신동 2가 모 빌라에 침입해 가정부 조모씨(54)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또 지난해 10월2일 울산시 남구 옥동 박모씨(60) 집에서 박씨의 아내 김모씨(54)와 아들(24·대학원생)을 살해하고 300만원어치의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올들어서도 3월11일 부산 서구 서대신동 박모씨(43) 집에서 박씨의 처형과 가정부를 살해한 데 이어 이달 8일 DCM철강 정진태회장(76) 부부와 파출부 등 3명을 살해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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