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산불 울진까지 위협…여의도의 33배 피해

  • 입력 2000년 4월 12일 18시 34분


강원 영동지역의 산불이 12일 경북 울진까지 번지는 등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오전 강원 삼척시 원덕읍 임원3리에서 재발한 산불과 12일 오전 강릉 삼척 등 5개지역에서 새로 발생한 산불로 1명이 숨지고 산림 5000여㏊와 주택 94채가 탔으며 이재민 200여명이 추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7일 이후 강원 영동지역의 산불로 모두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산림 1만여㏊와 주택 400여채가 불에 타 이재민 600여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산림피해 면적(총 3000만평)은 서울 여의도(90만평)의 33배에 해당하는 것이며 96년 고성산불 피해면적(3700㏊)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동해시는 12일 오전 삼화동에서 난 산불이 군부대 화약고 주변까지 번져 폭발위험이 따르자 낮 12시반경 천곡동 일대 주민 3만5000여명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한편 경북도와 울진군은 삼척시 원덕읍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날 오후 1시20분경 울진군 북면 나곡리, 덕곡리, 검성리 등으로 번지자 도계(道界)에서 5㎞ 떨어진 울진원전의 안전을 위해 헬기 15대 등을 원전 부근 태봉산에 배치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울진원전측은 발전소와 직원사택 등에 물을 뿌리고 소방차를 대기시키는 등 자체 방호계획을 세우는 한편 만약의 사태에 대비, 출력을 50% 정도 낮춰 송전하고 있다.

시는 이날 오전 9시35분경 삼화동에서 난 산불이 시내쪽으로 확산되자 헬기 24대와 공무원 주민 등 5000여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날 오후 불이 군부대 화약고 근처까지 번지자 헬기 24대와 군장병 500명을 동원해 화약고 주변 산림에 물을 뿌리며 차단작업을 벌였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시멘트공장인 쌍용양회 동해공장도 산불로 전기가 끊겨 조업이 중단됐으며 이 지역 25개 초중고교가 이날 오전수업만 실시했다.

이날 오전 미로면 고천리 야산에서 난 산불은 사둔1, 2리 삼거리 등 5개 마을로 번져 산림 20여㏊와 주택 10여채를 태웠다.

또 10일 오전 원덕읍 임원3리에서 재발한 산불은 사흘째 원덕읍과 근덕면 등 6개읍면 20여개 마을로 확산돼 주택 40여채를 태워 500여명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한편 12일 오전 1시경 근덕면 궁촌리 이성하씨(64)가 불에 놀라 집에서 뛰쳐나가다 넘어져 숨졌다.

10일 현내면 송현리 비무장지대에서 재발한 불은 12일 남방한계선을 넘어 마달리와 화곡리 인근까지 번져 79가구 주민 200여명이 대피했다.

군은 헬기 4대와 군장병 2000여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산세가 험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2시27분경 홍제동 야산에서 난 산불이 인근 교1동과 경포동쪽으로 번져 이 일대 1000여명의 주민들이 한때 안전지대로 대피하기도 했다.강릉시는 공무원과 주민 등 8000여명을 동원해 이날 오전 7시경 진화했다.

<동해·삼척·강릉·고성〓최창순·경인수·남경현·이명건기자>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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